전체 글626 없는 층의 하이쎈스 - 김멜라, 간첩 누명 쓴 하숙집 할머니, 도끼 든 손녀와 말없는 동거 목차서론, 완벽해야 사랑받는다는 착각없는 층의 하이쎈스 - 김멜라, 없는 존재에 이름을 붙이는 문장가간첩 누명 쓴 하숙집 할머니, 지워진 주소로 남은 시대도끼 든 손녀와 말없는 동거, 그 안에 쌓인 온기작품평가, 없는 존재들이 남긴 여운【서론, 완벽해야 사랑받는다는 착각】이 책은 읽고 나면 위로받았다는 말이 잘 안 나오는 소설이다.보통 서평이라면 여기서 잔잔한 감동이나 눈물 한 방울 이야기를 꺼내야 정상일 텐데, 없는 층의 하이쎈스는 그런 문법을 따라오지 않는다.읽는 내내 마음이 편해지기는커녕 자꾸 뭔가를 확인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달까.지난여름, 해 질 무렵 동네 서점에 들렀다가 우연히 집어 든 책이었다.평대에 올라온 지 얼마 안 됐는지 표지가 유독 반짝여서 눈에 띄었던 기억이 난다.당신은 혹시, 있는데도.. 2026. 9. 14. 낮은 해상도로부터 – 서이제, 초고화질 시대의 역설적 고립, 스쳐가는 진심들 목차서론, 화질은 좋아졌는데 왜 이렇게 흐릿할까낮은 해상도로부터 – 서이제, 영화적 시선으로 다시 쓴 소설초고화질 시대의 역설적 고립, 연결될수록 멀어지는 사람들스쳐가는 진심들, 지하철 창문 너머 남겨진 것들작품평가, 저장되지 않아도 남는 것들서론, 화질은 좋아졌는데 왜 이렇게 흐릿할까요즘 카메라는 너무 좋아졌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람 마음은 점점 더 흐릿하게 보인다. 처음엔 이 문장이 좀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다. 화질이 좋아지면 오히려 더 선명해져야 하는 거 아닌가.그런데 퇴근길 지하철에서 이 책을 펼치고 나서, 그 반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마트폰 화면 속 얼굴은 또렷한데, 옆자리에 앉은 사람 표정은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다는 걸 그날 처음 깨달았다. 하필 그날따라 답장 없는 메.. 2026. 9. 13. 예술과 중력가속도-배명훈, 재현에 집착하는 인증의 시대, 완벽한 재연이라는 착각 목차서론, 사진 없인 사라지는 하루라는 불안예술과 중력가속도-배명훈, 오해로 완성되는 세계재현에 집착하는 인증의 시대, 원본 없는 복제의 욕망완벽한 재연이라는 착각, 달에서 가져오지 못한 것작품평가, 다시 서보고 싶은 무중력【서론, 사진 없인 사라지는 하루라는 불안】이 책, 솔직히 처음 폈을 때는 심드렁했다. 다시 붙잡은 건 새벽 두 시,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다섯 개째 올리다가 손이 멈춘 순간이었다. 오늘 하루도 사진으로 남기지 않으면 없었던 일이 되는 것 같아서, 그 조바심이 갑자기 낯설게 느껴졌다. 하필 그날 다시 꺼낸 책이 배명훈의 예술과 중력가속도였다.당신도 여행지에서 풍경보다 화면을 더 오래 들여다본 기억, 있지 않나? 왜 우리는 순간을 살기보다 순간을 저장하는 데 더 애를 쓰게 됐을까? 이 소.. 2026. 9. 12. 독서의 기술-고명환, 언어가 가난해지는 시대, 불안을 질문으로 바꿔낸 독서의 힘 목차서론, 많이 읽어도 안 바뀌는 이유독서의 기술, 고명환이 남긴 무기의 기록시대적 배경, 언어가 가난해지는 시대줄거리 및 현대적 분석, 불안을 질문으로 바꾼 독서작품평가, 질문을 남기는 책—【서론, 많이 읽어도 안 바뀌는 이유】책을 많이 읽는다고 인생이 바뀌지는 않는다.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었다. 주말 새벽, 거실 소파에 늘어져서 릴스만 두 시간 넘게 넘기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분명 어제도 책을 몇 페이지 읽었는데, 왜 삶은 그대로일까. 서점 매대에 쌓인 자기 계발서들을 볼 때마다 드는 의문이었다. 다들 읽으라고 하는데, 읽는다고 정말 뭐가 달라지긴 하는 걸까.그 답을 고명환의 독서의 기술에서 찾았다. 이 책은 많이 읽으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어떻게 읽어야 질문이 생기고, 그 질문이 삶을 .. 2026. 9. 11. 여행의 기술-알랭 드 보통, 낯선 창이 되어버린 이미지 시대, 안내자들이 남긴 시선 목차서론, 기대 없던 밤에 던진 질문여행의 기술-알랭 드 보통, 낯선 곳을 사랑하는 법을 묻다낯선 창이 되어버린 이미지 시대, 그 창밖을 나선 사람들안내자들이 남긴 시선, 낯선 길에서 나를 마주하다작품평가, 다시 펴게 되는 이유서론, 기대 없던 밤에 던진 질문여행을 앞둔 밤이면 설레서 잠을 설쳐야 정상 아닌가.그런데 며칠 전 나는 그 밤에 오히려 아무 감흥이 없었다. 캐리어는 반쯤 싸다 말았고, 항공권 결제창은 열어놓고도 한참을 멍하니 바라만 봤다. 오히려 마음이 가라앉는 쪽에 가까웠다. 왜 그랬을까, 곰곰이 따져보니 이유는 단순했다. 도착하기도 전에 찍을 사진들, 남길 후기 문장들이 머릿속에 이미 다 그려져 있었던 거다. 당신도 혹시 이런 기분 느껴본 적 있는가. 떠나기도 전에 이미 다 본 것 같은, .. 2026. 9. 10. 노랜드-천선란, 이름도 사라진 멸망의 풍경, 그럼에도 남아있는 믿음의 질문 목차서론, 세상이 끝나도 남는 건 무엇일까노랜드-천선란, 열 개의 세계를 짓는 마음이름도 사라진 멸망의 풍경, 그 서늘한 온기그럼에도 남아있는 믿음의 질문, 마지막 손짓작품평가,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믿는 법【서론, 세상이 끝나도 남는 건 무엇일까】멸망을 다루는 이야기인데 왜 이렇게 마음이 편안해질까. 처음 책장을 덮었을 때 든 생각이 그거였다. 재난이나 파국을 소재로 한 이야기를 볼 때마다 나는 늘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지곤 했는데 이번엔 달랐다.비 오는 토요일 오후, 창밖으로 빗소리가 들리는 방에서 이 책을 펼쳤다. 딱히 큰 기대 없이 집어 든 책이었는데 첫 단편을 다 읽기도 전에 자세를 고쳐 앉았다.당신도 그런 경험 있지 않나. 세상이 끝나가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오히려 위로받은 적. 무너지는 세계 속.. 2026. 9. 9. 프리즘-손원평, 우연이 통째로 증발한 세계, 결국 어긋나며 흩어지던 네 마음 목차서론, 인연은 우연이 아니라 사고처럼 온다프리즘, 손원평, 결국 우린 서로를 반쯤만 이해한다우연이 통째로 증발한 세계, 코로나 이전 마지막 낭만결국 어긋나며 흩어지던 네 마음, 각자 다른 빛깔로 사랑한 이유작품평가, 이 책이 내게 남긴 잔상【서론, 인연은 우연이 아니라 사고처럼 온다】사랑은 준비된 사람에게 온다고들 하는데, 나는 그 말에 절반쯤만 동의한다. 준비가 안 된 채로, 심지어 준비를 거부하고 있던 순간에 훅 들어오는 게 진짜 사랑 아닌가. 여러분은 어떤가, 마음의 준비를 마치고 누군가를 사랑해 본 적 있나.프리즘을 처음 편 건 카페 구석 자리, 노트북 화면이 꺼지길 기다리던 늦은 오후였다. 원고 마감에 지쳐 아무 책이나 집었는데 하필 손원평이었다. 아몬드로 이 작가를 처음 만난 독자라면, 이.. 2026. 9. 8. 캉탕 - 이승우, 국경 없는 도시로 숨어든 사람들, 과거를 등지고 걸어간 세 남자의 고백 목차서론, 도망친 자리에서 다시 마주친 이름캉탕 - 이승우, 죄를 자백하듯 써 내려간 문장들국경 없는 도시로 숨어든 사람들,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도피처과거를 등지고 걸어간 세 남자의 고백, 그들이 마주한 것은 결국 자기 자신작품평가, 읽고 나면 걸음이 달라지는 이유【서론, 도망친 자리에서 다시 마주친 이름】도망치면 잊혀질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오히려 도망친 그 자리에서, 잊고 싶었던 이름이 더 선명하게 떠올랐다.지난겨울, 친구 결혼식 때문에 내려간 남해의 어느 작은 항구 마을에서 이 책을 처음 만났다. 결혼식은 오후였고, 시간이 붕 떠서 들어간 낡은 책방 한 켠에 이 책이 꽂혀 있었다. 표지부터가 심상치 않았다.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마을이라니, 그 문장 하나에 붙들려서 결국 그 자리에서.. 2026. 9. 7. 눈감지 마라-이기호, 웃프게 버티는 청년들의 밥벌이, 정용과 진만이 남긴 여운 목차서론, 가난은 부끄러운 게 아니라 그냥 무거운 거였다눈감지 마라-이기호, 이기호가 웃음 뒤에 숨겨둔 진심웃프게 버티는 청년들의 밥벌이, 그 시절 우리도 다르지 않았다정용과 진만이 남긴 여운, 끝까지 손을 놓지 않은 이유작품평가, 그래도 눈은 감지 말라는 말【서론, 가난은 부끄러운 게 아니라 그냥 무거운 거였다】이 책을 위로가 되는 소설이라고 소개하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반대다. 읽는 내내 마음 한구석이 계속 뻐근했고, 덮고 나서도 한동안 개운해지지가 않았다. 위로를 기대하고 집어 든 사람이라면 조금 당황할 수도 있다.몇 해 전 이사한 원룸 근처 작은 서점에서 표지에 적힌 제목만 보고 무작정 집어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날따라 유난히 피곤한 오후였고, 계산대 앞에서 책장을 몇 장 넘겨보다가 그대로 계.. 2026. 9. 6. 레몬 - 권여선, 기억의 균열이 남긴 시간, 끝나지 않은 죽음의 흔적과 복수의 기억 목차서론, 지나간 일은 정말 끝났을까레몬 - 권여선, 기억은 사람마다 다르게 자란다기억의 균열이 남긴 시간, 환호 뒤에 남은 상실끝나지 않은 죽음의 흔적과 복수의 기억, 상처는 현재를 어떻게 바꾸는가작품평가, 상처 이후의 삶을 다시 묻다서론, 지나간 일은 정말 끝났을까레몬은 상큼한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한 사람의 죽음이 남은 사람들의 시간을 얼마나 오래 붙잡아 둘 수 있는지를 차갑게 보여주는 소설에 가깝다. 나는 이 책을 늦은 밤 책상 앞에서 펼쳤다가, 사건보다 그 뒤에 남겨진 사람들의 표정이 더 오래 남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누군가의 죽음을 우리는 시간이 지나면 과거형으로 부른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끝날까. 권여선의 『레몬』은 2002년 한 여고생의 죽음을 중심에 놓고, 그 사건을 기억하는 여러 .. 2026. 9. 5. 짜장면 불어요 - 이현, 재개발 앞에 선 오래된 동네, 네 아이가 지켜낸 작은 진심 목차서론, 짜장면 한 그릇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담길 줄 몰랐다짜장면 불어요-이현, 유쾌함 속에 숨겨둔 냉철한 시선재개발 앞에 선 오래된 동네, 그 골목이 사라지기 전에네 아이가 지켜낸 작은 진심, 저마다의 목소리로 남은 이야기작품평가, 다 식어도 여전히 뜨거운 한 그릇서론, 짜장면 한 그릇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담길 줄 몰랐다짜장면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보통 뭐가 떠오르나. 졸업식 날 온 가족이 둘러앉아 먹던 그 냄새, 이사하는 날 텅 빈 거실에 신문지 깔고 먹던 그 맛. 나도 그랬다. 가볍고, 정겹고, 유쾌한 이야기일 거라 지레짐작하고 책을 펼쳤다.그런데 몇 페이지 넘기지 않아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는 걸 알았다. 철가방을 처음 든 소년의 어색한 손끝, 재개발 딱지가 붙은 골목, 친구 사이에 그어진.. 2026. 9. 4. 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 - 이기호, 육아라는 이름의 전쟁, 삼 남매 못다 한 이야기 목차서론, 육아서를 기대했다가 뒤통수 맞은 이유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 - 이기호, 웃기려다 결국 울리는 작가육아라는 이름의 전쟁, 아무도 기록하지 않은 시간들삼 남매 못다 한 이야기, 웃음 속에 감춘 눈물작품평가, 다 커버린 지금도 펼쳐보는 이유서론, 육아서를 기대했다가 뒤통수 맞은 이유이 책, 절대 잔잔한 힐링 에세이가 아니다.표지만 보고 셋째 아이 키우는 다정한 아빠의 육아 일기쯤으로 생각했는데, 페이지를 넘길수록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웃다가 어느 순간 가슴 한쪽이 서늘해지는, 그런 낯선 경험이었다. 왜 이렇게까지 웃기면서 동시에 아픈 걸까, 처음엔 이 질문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이 소설을 손에 든 건 늦은 밤 방안 한구석, 밤 열한 시가 넘은 시간, 책상 위에 쌓인 책 더미 사이에.. 2026. 9. 3. 이전 1 2 3 4 ··· 53 다음